AI의 숨은 탄소 비용을 드러낸 한 논문, 그리고 구글이 공개한 한 줄의 숫자
구글이 인공지능(AI) 사용 시 발생하는 실제 환경 비용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기술의 ‘탄소 비용’을 드러냈다. 한 번의 일반적인 텍스트 질문은 0.24와트시의 전력 소모로, 마이크로파를 1초 가동하는 것과 비슷하며, 이 과정에서 0.03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서버 냉각용으로 약 5방울(0.26ml)의 물이 사용된다. 이는 단순한 운영 비용을 넘어선 환경 영향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환의 계기는 2019년 엠마 스트루벨이 발표한 논문에서 비롯됐다. 그녀는 상태 최적의 언어 모델을 훈련하는 과정에서 5대 자동차의 수명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연구는 AI의 환경 비용을 기술적 용어가 아닌 현실적인 지표로 전환하며, 산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이후 팀니트 지브루는 스트루벨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률적 오랑우탄(Stochastic Parrots)’ 논문을 발표하며, 모델의 규모 확대가 환경과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에 구글은 지브루를 해고하며 논란이 일었고, 이는 기업의 윤리와 투명성에 대한 전 세계적 논의로 이어졌다. 구글은 이후 기술적 효율 향상이 탄소 배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들은 지역별 전력 구조나 전체 생애주기 탄소 배출을 고려하지 않은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구글은 쿼리 단위의 정밀한 에너지 소비 데이터를 공개하며, TPU 중심의 계산 58%, 냉각 및 운영 8% 등 구체적인 분포를 제시하며 투명성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번 공개는 기술의 진보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려해야 할 시대의 신호다. AI의 진정한 지속 가능성은 기술적 효율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감시와 책임 있는 관리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