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티그리스, 분산 컴퓨팅 시대에 맞춘 데이터 스토리지 도전
인공지능(AI)의 급속한 성장으로 컴퓨팅 자원 수요가 폭증하면서, 데이터 저장 분야도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기존의 대형 클라우드 업체인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데이터를 자체 컴퓨팅 리소스와 가까운 곳에 저장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분산된 AI 작업 환경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맞서 테그리스 데이터(Tigris Data)는 AI에 최적화된 분산형 데이터 저장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테그리스는 우버의 저장 시스템을 개발한 팀 출신으로,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대규모 소형 파일을 저지연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플랫폼을 제공한다. 특히 컴퓨팅 리소스가 어디에 있든 데이터가 자동으로 그곳으로 복제돼,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최근 스파크 캐피탈 주도로 2500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으며, 앤드리슨 호로위츠 등 기존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기존 대형 클라우드의 '엑그레스 요금'(클라우드 세금) 문제와 중앙 집중식 저장의 지연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표다. 실제 고객인 펄.ai의 엔지니어는 “엑그레스 요금 없이 여러 클라우드에서 동일한 파일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어 비용과 지연을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테그리스는 금융·의료 등 데이터 보안이 중요한 분야의 기업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자사가 직접 관리하고 싶어 하는 기업의 니즈도 반영하고 있다. 특히 Salesforce가 Slack 데이터 접근을 제한한 사례처럼, 기업들이 AI 핵심 자산인 데이터 통제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번 투자 자금을 바탕으로 테그리스는 미국 빌링턴, 시카고, 샌호세에 이어 런던, 프랑크푸르트, 싱가포르 등 유럽과 아시아 지역으로 데이터 센터를 확장할 계획이다. 2021년 설립 이후 매년 8배 성장한 테그리스는 분산형 AI 인프라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