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레이핸의 딜레마: 오픈AI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믿음
크리스 레이핸은 위기관리의 전설이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알 고어의 보좌관을 지냈고, 에어비앤비의 위기 대응 책임자로 유럽 전역의 규제 논란을 수습한 인물이다. 이제 그는 OpenAI의 글로벌 정책 부사장으로서 가장 도전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 ‘모든 인류에게 AI의 혜택을’이라는 미션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비판자들을 법적 수단으로 압박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의 수자원과 전력을 과도하게 소비하며, 죽은 유명인들을 디지털로 부활시켜 시장 지배력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레인한은 토론토에서 열린 이브레이트 컨퍼런스에서 20분간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Sora 영상 생성 도구의 출시 배경에 대해 ‘창의성의 민주화’라는 공식 메시지를 반복했다. 그러나 사실은 저작권 보유자들이 처음엔 선택적으로 제외할 수 있었지만, 사용자 반응이 좋자 ‘옵트인’ 모델로 전환하며 법적 한계를 시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작권 문제에 대한 반론에 대해선 ‘공정 이용’을 강조했지만, 이는 기술적 우위를 뒷받침하는 법적 방어 수단일 뿐이다. 그의 진심 어린 우려도 있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AI의 미래와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한다는 말은 진실로 들렸다. 그러나 그의 말과 실질적인 회사 행동 사이에는 균열이 존재한다. 오하이오주 로드스타운과 텍사스주 아빌리니에 건설 중인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지역 주민의 전기·수자원 부담을 가중시키며, ‘전기처럼 퍼져나가는 AI’라는 비유와는 괴리가 크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제이드 윌리엄스가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아버지 로빈 윌리엄스의 AI 영상이 퍼지는 것을 막으려 애쓰는 상황. 레이핸은 ‘책임 있는 설계’와 ‘정부 협력’을 언급했지만, 실질적 피해에 대한 구체적 대응은 없었다. 더 큰 충격은 금요일 발생했다. OpenAI가 AI 정책 옹호 단체 Encode AI의 변호사에게 법원 서류를 전달하며 그의 집에 경찰을 보내는 행위를 감행했다. 이는 비판자에 대한 법적 위협이라는 지적이 확산되며, 회사의 가치와 행동의 괴리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이미 OpenAI 내부에서도 반발이 커지고 있다. 연구자 부아즈 바락은 Sora 2가 기술적으로 놀라우나, 과도한 자만은 금물이라고 지적했고, 미션 정렬 책임자 조시 아키엄은 ‘우리가 두려운 힘이 되고 있는 게 아닐까’라며 회사의 윤리적 위기를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결국, 레이핸이 얼마나 능숙한 메시징을 펼치든, OpenAI의 미래는 그의 말이 아니라 회사의 행동과 내부 구성원의 신뢰에 달려 있다. 진정한 위기의 시작은, ‘모든 인류를 위한 AI’라는 미션이 이미 회사의 실천과 맞물리지 않기 시작했을 때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