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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가 미국 성장을 떠받치는 진실과 위험

5일 전

2025년 상반기 미국 경제 성장의 핵심은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달려 있다. 하버드 대학의 재정경제학자 제이슨 퍼먼은 데이터를 분석해, 정보처리 장비와 소프트웨어 투자 없이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단 0.1%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통 산업인 제조업, 소매업, 서비스업, 부동산 등이 거의 성장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금융정보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를 '실리콘 마운틴( silicon mountain)'이라 표현하며, AI 인프라가 경제를 떠받치는 중심축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 등 초거대 클라우드 기업의 연간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약 4,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미국 기업 전체 자본지출의 1/3을 차지한다. 이 금액은 덴마크의 연간 GDP에 비견되며, 유럽연합의 2024년 예산보다도 많다. 2025년 상반기 기준,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GDP 성장에 기여한 비중이 소비지출을 넘어섰다. 미국은 소비가 GDP의 2/3을 차지하는 소비주도 경제지만, 이제는 ‘데이터센터’가 최대 성장 동력이 됐다. 이러한 투자는 단순한 자산 축적을 넘어, 막대한 계약망으로 연결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오픈AI는 오라클에 3,000억 달러의 컴퓨팅 능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오라클은 이에 따라 엔비디아에서 400억 달러 상당의 칩을 구매한다. 이들 계약은 미래 수년간 분산해 이행되지만, 시장은 ‘미래 수익’에 주목하며 주가를 치솟게 했다. 오라클의 ‘잔여 이행 의무’는 359% 증가했고, AMD는 오픈AI와의 공급 계약 발표 후 주가가 35% 급등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험을 경고한다. 대표적으로 대형 헤지펀드 Greenlight Capital의 데이비드 아이언은 “이 정도 규모의 투자는 과도하며, 막대한 자본 손실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MIT 조사에 따르면, 95%의 기업이 생성형 AI 도구를 도입했지만, 그중 수익률은 0%였다. 실제 생산성 향상이나 수익 증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또한 물리적 한계도 존재한다. 오픈AI의 확장이 필요로 하는 전력은 뉴욕과 샌디에이고의 총합과 맞먹으며, 이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전력 인프라다. 고성능 데이터센터는 전력 공급보다 빠르게 건설되며, 이로 인한 격차는 성장의 ‘버퍼’가 아닌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금융 시장도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베일러드, 고성,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관련 주식의 상승은 지수 펀드의 자산 증가를 이끌며, 이는 또 다른 투자 유입을 유도하는 ‘자기강화 순환’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순환은 신뢰에 의존한다. 만약 실적 부진이 발생하면, 시장의 신뢰가 급속히 무너질 수 있다. 페터 애터워터는 이를 2008년 금융위기 전의 부동산 시장과 비교하며, ‘서로 의존하는 자금 흐름 네트워크’가 붕괴할 경우, 전방위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낙관적이다. TS 롬바르드의 다리오 퍼킨스는 현재 경제가 AI 투자로 인해 살아난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이 여전히 건강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 AI 투자 자체가 고용과 산업 전반에 실질적 기여를 한다고 보며, 기존 GDP 계산 방식이 기술 투자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핵심은 ‘성과’다. 투자가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 새로운 수익 모델, 소비자 수요 창출로 이어질 경우, 이는 신경제 시대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는 단지 자금이 기업들 사이를 오가는 ‘순환 거래’일 뿐이다. 미국 경제가 AI 인프라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그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은 앞으로 수개월 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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