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글로벌 규제 강조 vs 미국 규제 완화 선언
중국은 인공지능(AI)의 미래를 위해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규제 완화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25년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인공지능 회의에서 두 개의 인간형 로봇이 펀치를 날리는 박스 경기가 열리며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실제 주목받는 주제는 중국과 미국 사이의 AI 규제 방향 차이였다. 중국 정부가 주최한 이 회의의 주제는 "AI 시대의 글로벌 협력"이었으며, 리칭(李强) 중국 총리는 AI 발전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글로벌 기구를 제안했다. 그는 AI 글로벌 거버넌스가 여전히 분산되어 있으며, 각국의 규제 개념과 제도에 차이가 크다고 지적하고, "광범위한 합의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의 전날 발표한 "AI 행동 계획"과 함께 세 가지 대통령 행정명령을 서명했다. 이는 미국 AI 기업이 규제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트럼프는 "이제부터 미국은 인공지능에서 세계를 선도할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책은 오픈AI, 메타, 구글 딥마인드 등 주요 AI 기업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들은 트럼프의 정책에 찬성하며 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미국의 규제 완화 정책이 인류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AI 산업 전문가들은 AI가 정보 왜곡, 경제적 불평등, 인간의 통제 상실 등 다양한 위협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2023년에는 오픈AI의 사무장 사姆 알트먼(Sam Altman),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앤트로픽의 데이리오 아모디(Dario Amodei) 등 유명 AI 과학자들이 AI 규제 필요성을 촉구하는 단문 성명을 발표했다. 알트먼은 지난해 AI가 "국가별 범위를 넘어서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며, "국제 기구가 최강력한 AI 시스템을 감독하고 합리적인 안전 검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핵 확산 방지 조약과 유사한 글로벌 프레임워크를 통해 가능할 수 있다. 유엔 기술 담당자 도레인 보그단-마틴(Doreen Bogdan-Martin)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AI 규제를 위한 글로벌 협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중국, 미국의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이 대화를 필요로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 협력보다는 미국 우선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글로벌 협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상하이 회의에서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은 국제 협력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정보 왜곡을 어떻게 규제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다만, 모든 국가가 AI가 인간의 통제를 넘어서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 부분에서는 국제 협력이 쉬울 수 있다"고 힌튼은 말했지만, 현재 미국 행정부의 상황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