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미래는 인간과 기계의 협업에서 시작된다
현대 과학의 돌파구는 인간의 영감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에 달려 있다. 알프레드 노벨이 1901년부터 수여해 온 노벨상은 여전히 과학적 성과를 인간의 업적으로만 규정하지만, 지난 50년간의 주요 발전 — 중력파 탐지, 인간 게놈 해독, 인공지능을 활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 — 모두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기계의 힘 없이는 불가능했다.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의 2015년 중력파 탐지는 2017년 노벨 물리학상으로 수여됐지만, 이는 단순한 이론의 증명이 아니라, 4km 길이의 진공 터널과 프로톤 너비의 1/10,000 수준의 정밀도를 가진 레이저 시스템이라는 엔지니어링 혁신 덕분이었다. 마찬가지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대형 강입자 충돌기, 냉동전자현미경 등도 과학의 진보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계와 그 개발 공동체는 여전히 보조적 존재로 간주된다. 과학상이 과학의 현실을 반영하려면, 기계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과학 자체로 인정해야 한다. 기존 상에 기계 공동창조자에 대한 명예를 추가하거나, 새로운 상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약물 개발과 단백질 접힘 예측에서 인간을 능가하며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금메달까지 획득한 지금, 기계는 단순한 보조 수단을 넘어 과학적 사고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인간의 전통적 전략을 뛰어넘어 새로운 게임 철학을 제시한 것처럼, 과학도 마찬가지로 기계와 협업하는 과학자들이 미래의 발견을 주도할 것이다. 과학상은 이제 인간과 기계의 협업을 명시적으로 기념해야 한다. 핵심 발견이 기계의 특수 설계 덕분에 가능했을 때, 그 기계는 과학적 성취의 주체이자 동반자다.